[미국 결혼정보회사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

미국에도 결혼정보회사가 있다고? 물론 있다. 동부와 서부 각각 한 곳에 있었지만 이제는 서부 한 곳에서 통합 운영한다. 미국은 한국에 비해 땅이 너무 커서 다들 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더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 나도 졸업이 다가올 때쯤 외로움이 극에 달했고 도저히 사람 만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 나이 28살에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가입했다. 짧았지만 나의 이 개인적인 후기가 미국 결혼정보회사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글에 앞서 미리 말하자면 나는 여기서 신랑을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광고성 글은 절대 아님을 맹세한다. 

한국에서 결혼정보회사(이하 결정사)에 대한 이미지는 '최후의 보루'에 가깝다. 특히나 내 주변 친구들을 보면 결정사에 대한 이미지는 '그래도 내가 아직 거기까진 아니지..'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나는 미국에 유학 온 학생으로서, 미국 결정사 이미지가 어떤지도 몰랐고 사회적인 평판 또한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냥 내가 필요로 하고, 사람을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에 단순한 이유로 가입했다. 이것 또한 사람을 만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이걸 하면 난 갈 때까지 간 거야'라는  마인드는 없었다. 내가 이러한 관점을 가지게 된 이유로는 내 미국 교포 사촌들이 모두들 듀오를 통해 알음알음 결혼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놓고 '듀오에서 만나서 결혼했어요!'라고 드러내진 않아도 은근히 미국에서도 많이 결정사를 통해 만나는 듯했다. 

그렇게 미국 결정사에 연락을 했고 상담을 받았다. 

상담

처음 당신이 상담받는다면, 그때 듣는 내용은 '호객행위'에 가깝다고 생각해야 된다. 당신이 얼마나 값어치 있는 사람이고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해준다. 나도 엄청나게 들었다. 그럴 땐 내가 뭐라도 된 줄 안다. 난 영주권도 시민권도 없는 그야말로 유학생이었지만 내가 마치 공주인 것 마냥 묘사를 해주셨다. 그러니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는 말길 바란다. 말 그대로 가입을 유도하는 멘트이기 때문이다. 막상 가입하고 나면, 상담해주신 분이 아닌 다른 매니저가 당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가입비 및 횟수

나는 다시 말하지만 유학생이었다. 미국에서 시민권이나 영주권(그린카드)이 없으면 신분이 매우 불리하다. 굳이 결정사가 아니더라도 어떠한 상황에서건 당신은 남들보다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것이다. 결정사 또한 나의 신분을 얘기하며 높은 가입비를 요구했다. 정확한 액수는 말할 수 없지만 결혼 후 신랑과 사촌(시민권자, 영주권자)에게 물어본 결과 그들과 두배 정도의 차이가 났다. '커플로 매칭이 되었을 때 좀 더 많은 서류 작업이 들어가며 신분이 불안정한(?) 분들은 상대방이 꺼려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시간과 공이 들어간다.'라는 게 회사의 입장이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좀 억울하긴 했지만 미국에서는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그래도 횟수는 무제한. 하지만 이것도 웬만하면 다들 무제한으로 가입된 것 같았다. 결국 그냥 신분을 탓해야 한다.

한국 듀오와 연결되는 시스템 & 남자 유학생 가입 불가

미국 듀오는 가입비에서 좀 더 추가 비용을 내면 한국 듀오와 연결해준다고 했다. 실제로 내 사촌은 추가 비용을 내고 한국 듀오, 미국 듀오를 모두 이용했다. 한국에선 한국 듀오 멤버를 만나게 해 주고 미국에 오면 다시 미국 듀오 멤버를 만나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사실 이 때문에 나도 가입하긴 했었다.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추가 비용을 내고 한국 듀오 멤버들을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난 미국 듀오에서 신랑을 만났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론 이 서비스를 이용하진 않았지만 혹시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또한 좋은 팁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가입 후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남자 유학생은 가입받지 않는다고 했다. 여자 유학생은 남성분들이 소개받지만, 남자 유학생은 여자 멤버들이 기피하기 때문에 가입 자체를 받지 않는다고 후에 들었다. 난 원래 같은 유학생을 만나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이점을 가입 후에 알게 되어 굉장히 당황스러웠었다. 혹시라도 결정사에서 남자 유학생을 만나고 싶으신 분은 가입 전 다시 한번 더 문의해보시고 정확한 정보를 알아보시길 바란다. 혹시라도 가입이 되더라도 여자 입장에서 신분이 불확실한 남자를 선호할 것 같진 않기 때문에 매칭이 잘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오늘은 미국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의 상담받은 경험과 가입비, 횟수 얘길 했다. 사실 이 드넓은 땅에서 사람을 연결시켜준다는 건 매우 솔깃한 이야기다. 특히 코로나 이후로 많은 분들이 사람 만날 기회를 전혀 얻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정사도 결국 회사이기 때문에 호객행위나 마케팅은 필수로 이루어진다. 이점을 염두에 두고 가입상담을 받는다면 좀 더 객관화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편엔 가입 후에 어떻게 프로필을 받았는지, 만남,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매니저와의 관계, 그리고 꿀팁 등을 공유해보겠다. 

#1. 동화 속 엔딩, 그 후 이야기

예쁜 드레스입고 비싼 화장받아가며 박수세례 받던 결혼식이 끝났다.

'어우 정신없어'를 외치며 결혼준비만 수 개월, 어느새 신랑과 함께 결혼식 퇴장을 하고 있었다.

어렸을 적 동화에선 공주님이 결혼식을 하며 동화가 끝이 나던데, 이제 난 어떻게 되는거지? 결혼허락을 받기위해 그렇게 엄마와 싸워댔는데, 그 자신만만했던 내가 결혼식이 끝나고나서야 급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제 내 곁엔 신랑이 있으니까 괜찮을거야ㅎㅎ'




...그렇게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2. 화려한 빚잔치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려본 사람이라면 알게된다는 '무한 추가금 궤도'. 누구나 처음엔 추가금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낀다.

하지만 몇개월에 걸친 결혼준비를 하다보면 어느새 추가금과 함께 뛰놀고(?)있는 나를 발견하게된다.

'어우 난 허례허식 거부감느껴'라며 시작하지만 '조금만 더 예쁘게 할 순 없을까?'로 생각이 든 순간, 게임 끝. 당신또한 추가금 결제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끝은 카드청구서로 결혼식보다 더 화려하게 장식될 것이다. (나처럼)

 


#3. 동화속의 공주님의 해피엔딩? 솔직히 부럽다. 하지만 내 스토리는 이제 시작. 

앞으로 하나하나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지만, 난 미국에서 이미 1년전에 혼인신고를 마쳤던 유부녀이다. 그니까 한국에서의 결혼식 전에, 이미 어느정도의 미국 결혼생활은 겪어본 경력자인 것이다. 나의 미국 결혼생활로 말할것 같으면..  

신혼집은 1970년대에 지어진 수리 안 된 나무집, 한인마트는 집에서 차로 1시간 40분거리, 영어실력은 아엠파인땡큐앤유?, 친구야말로 있을리가, 그리고 신랑이랑은 10살 차이

하하하하

하지만 기대하시라, 극 소심쟁이 INFP의 미국 생존기! 궁전에서는 못살더라도 나만의 인생을 개척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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